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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 책이 될지, 아님 몇권을 더 읽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지루하게만 느껴왔던 인문학의 재미를 일러준다.
"다독이 중요한 게 아니라, 깊이 있는 독서가 중요하다"
좋은 책을 추천하며, 문장을 곱씹어서 그 책의 재미를 알게 해준 풀이가 친절하다.
예약이 걸려 있어 급하게 반납하는 것이 아쉽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되짚어보고 싶다.
p14. 책 읽기는 파도타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파도타기는 잘하면 아주 재미있지만, 잘못하면 물만 먹고 말겁니다.
* 판화가 이철수의 다른 시선
p18. <마음, 쏟아지는구나!>
p19. <소리-다듬이>
p20. <좌탈>
염주끈이 풀렸다
나 다녀간다 해라
먹던 차는
다 식었을 게다
새로 끓이고,
바람 부는 날 하루
그 곁에 다녀가마
몸조심들 하고
기다릴 것은 없다
p21. <땅콩>
땅콩을 거두었다
덜 익은 놈일수록 줄기를 놓지 않는다
덜된 놈! 덜떨어진 놈!
p23. <가난한 머루송이에게>
최선이었어요
...
그랬구나..
몰랐어, 미안해!
p28. 저도 요즘 인터뷰하면서 "힘들때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그냥 "견딘다"라고 답합니다.
* 운문처럼 쓴 최인훈의 산문
p31. 최인훈의 『광장』
삶은 실수할 적마다 패를 하나씩 빼앗기는 놀이다.
p32. 보고 만질 수 없는 <사랑>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게 하고 싶은
외로움이, 사람의 몸을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른다.
김훈 - 인간은 기본적으로 입과 항문이다. 나머지는 다 부속기관이다.
p33. 몸은 길을 안다.
* 이오덕이 엮은 창의성의 보고 『나도 쓸모 있을걸』
p34. 엄마, 엄마,
내가 파리를 잡을라 항깨
파리가 자꾸 빌고 있어.
- 경화 봉화 삼동국교 1년 이현우,
p35.
신은 장사다
사람을 든다.
- 성주 대서국교 4년 이흔덕
p37.
가다가 손님이 오면
고약한 직행은 그냥 가고요.
인정 많은
완행은 태워줘요.
달리기는 직행이 이기지만,
나는 인정많은 완행이 좋아요.
-의성 이두국교 5년 박희영
* 삶의 풍요를 위한 훈련
p45. 결국 창의성과 아이디어의 바탕이 되는 것은 '일상'입니다. 일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대처 능력이 커지는 것이죠. ...
창의적이 되면 삶이 풍요로워지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p47. 같은 것을 보고 얼마만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풍요와 빈곤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삶의 풍요는 감상의 폭이지요.
p49. 시이불견 청이불문. 視而不見 聽而不聞
시청은 흘려보고 듣는 것이고 견문은 깊이 보고 듣는 거죠.
p50. 삶은 목걸이를 하나 만들어놓고 여기에 진주를 하나씩 꿰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주는 바로 그런 삶의 순간인 겁니다.
p51.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파리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곳에 있을 시간이 삼 일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기억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 한 문장씩 짚어가는 아름다움
p57. 슬픔도 시간 속에서 풍화되는 것이어서, 30년이 지난 무덤 가에서는 사별과 부재의 슬픔이 슬프지 않고 슬픔조차도 시간 속에서 바래지는 또 다른 슬픔이 진실로 슬펐고, 먼 슬픔이 다가와 가까운 슬픔의 자리를 차지했던 것인데, 이 풍화의 슬픔은 본래 그러한 것이어서 울 수 있는 슬픔이 아니다.
우리 남매들이 더 이상 울지 않은 세월에도 새로 들어온 무덤에서는 사람들이 울었다. 이제는 울지 않는 자들과 새로 울기 시작한 자들 사이에서 봄마다 풀들은 푸르게 빛났다.
*『자전거 여행』의 '발견'을 발견하다.
p64. 매화는 질 때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한다. 매화는 바람에 불려가서 소멸하는 시간의 모습으로 꽃보라가 되어 사라진다.
p68. 디자인은 단순한 멋부리기가 아니다.
디자인은 깊은 생각의 반영이고
공간에 대한 배려다.
p79.
- 삶 속에서는 언제나 밥과 사랑이 원한과 치욕보다 먼저다.
- 그만 하면 견딜 만한 가난이다.
- 밀물의 서해는 우주의 관능으로 가득하다.
- 서해는 조국의 여성성이다.
- [소금의] 짠맛은 바다의 것이고, 향기는 햇볕의 것이다.
- 낙원은 일상 속에 있든지 아니면 없다.
p87.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 "시인의 재능은 자두를 보고도 감동할 줄 아는 재능이다"
p91. 항해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박의 위치 판단이다.
* 사실적인 글쓰기의 힘
p96. 보편적 죽음이 개별적 죽음을 설명하거나 위로하지는 못한다.
p97. 나는 사실만을 가지런하게 챙기는 문장이 마음에 듭니다.
* 사랑에 대한 적나라한 통찰
p105.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 『불안』,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동물원에 가기』
... 우리 모두는 불충분한 자료에 기초해서 사랑에 빠지며, 우리의 무지를 욕망으로 보충한다.
p110. 예술이 생활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이 예술을 모방한다.
p116. 다른 영역에서와는 달리, 사랑에서는 상대에게 아무 의도도 없고, 바라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 강자다.
p119. 실제적 궁핍은 급격하게 줄어들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궁핍감과 궁핍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고 외려 늘어나기까지 했다.
p120.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p122. 행불행은 조건이 아니다. 선택이다.
p123.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p126. 죽음이 임박했을 때 갑자기 생기는 삶에 대한 애착은, 우리가 흥미를 잃은 것은 목적이 보이지 않느 삶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영위하는 삶의 일상적인 형태라는 것, 그리고 우리에게 불만이 생기는 것은 인간의 경험이 돌이킬 수 없도록 음울하기 때문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특정한 방식 때문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p128. 책은 그 자신만이 발달한 감수성으로 우리를 예민하게 하고 우리의 숨겨진 촉각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p129.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
p135. "언어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언어를 공격하는 것뿐입니다."
p137.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p139. ...없던 촉수가 생겨나는 느낌인데요. 세상의 흐름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p143. 고은 "동해는 예술이고 서해는 인생이다"
... "시는 세상에 널려 있다는 말을 저는 좋아합니다. 언어 밖을 떠돌다가 언어로 수습되는게 시 아닐까요?"
p146.
방금 도끼에 쪼개어진 장작
속살에
싸리눈 뿌린다
서로 낯설다
p148.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p153.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가
닿은 곳에서
싹 틔우는 땅버들 씨앗
이렇게 시작해보거라
p158.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p166. 『몽테스키외의 페르시아인의 편지』
만약에 삼각형들이 신을 만들었다면 신에게 세 변을 주었을 것이다.
... 고은의 『순간의 꽃』
* 지중해로 떠나는 문, 김화영
p176. 김화영 『행복의 충격』,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p178. 알제는 해가 비칠 때면 사랑에 떨고 밤이면 사랑에 혼절한다.
p181. 그러나 땅 위의 덧없는 길손들인 인간
p192. 그대의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
...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p193. 모든 행복은 우연히 마주치는 것
p194.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천상의 두 나라』, 『지중해 기행』
p196.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느 일입니다. ..."
p203. 이걸 깨달아야 해요.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거기 있다는 것. ...
필요한 건 그 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다.
p206. 알베르 카뮈 『이방인』, 『안과 겉』, 『결혼, 여름』
p217. 장 그르니에의 『섬』
p218. ... 이 겉에 보이는 세상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것은 허물어지게 마련이니 그 아름다움을 절망적으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그 모방 불가능한 언어로 말해줄 필요가 있었다.
p219. 태양과 밤과 바다......는 나의 신들이었다.
p223. 나는 혼자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것을 수없이 꿈꾸어보았다. 그러면 나는 겸허하게, 아니 남루하게 살 수 잇을것 같았다.
p227.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p233.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p275. 『안나 카레리나』
p291. "인생의 봄날이 있다. 그 봄날에 만난 한 사람은 그냥 한 사람이 아니다. 세상 모두를 담고 있는 한 사람이다. "
p300. ...물의 성격이 그렇습니다. 저도 그래요. 나쁜 사람 만나면 거칠어지고, 좋은 사람 만나면 착해지고...
p313. ...왜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냐고 물었습니다. 연이는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살고 말 게 아니니까 앞으로 행복해지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준비하는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
p318. 처마 끝의 빗소리는 번뇌를 멈추게 하고, 산자락의 폭포는 속기를 씻어준다.
p322. 손철주의 『인생이 그림 같다』, 『그림 아는만큼 보인다』,『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p323. 병산서원 만대루를 이렇게 표현하는데요. ...
산수를 표구해서 허공에 걸어두었다.
p329. 침묵의 위대함은 앞 뒤의 음향이 만든다. 그림 속 여백의 의미심장함은 주위의 형상이 조성한다.
p334. 예술의 격조란 정확히 감상자의 수준과 자세만큼 올라간다.
p335. 삶의 배후에 죽음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삶이 빛날 수 있다.
[행복은] 지극히 사소하고 아주 작은 데서 찾아온다.
p337.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 무엇인가 늘 소유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소유를 당하는 것이며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 법정 스님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p338. 프리초프 카프라의『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p341. 만물은 서로 의존하는데에서 그 존재와 본성을 얻는 것이지 그 자체로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p345. 한형조의 『붓다의 치명적인 농담』
p346. 호학심사 심지기의, 즐겨 배우고 깊이 생각해서 마음으로 그 뜻을 안다는 뜻입니다. 비단 책 뿐 아니라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촉수를 모두 열어놓으면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을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행복은 바로 여기 있습니다.
...
봄이 어디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정작 봄은 우리집 매화나무 가지에 걸려 있었네.
행복이 어디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정작 행복은 내 눈앞에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