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다케시의 생각노트
문장이 수려하지 않지만, 자기만의 생각이 확실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살아가면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굽혀지지 않기가 쉽지 않은데,
다소 돌아가는 면이 보이지만,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보이는 것이 보기 좋다.
p14. 지금 내가 죽으면 분명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 잊히는 것이 무서운게 아니라, 그렇게 쉽게 잊힐 만큼 내 인생이 텅 비었다는 것이 참을 수 없이 무서웠다.
p22. 늑대나 여우의 어미는 젖을 뗀 자식들을 둥지에서 내쫓을 때, 마치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적을 대하듯 쫓아낸다고 한다. 심지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생명보다 소중하게 여기던 자식을 물어뜯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
p27. 인생을 한 번 더 다시 산다 해도, 역시 나는 몇억 도의 고온으로 활활 타오르는 삶을 선택할 것이다.
p41. 현대사회에서는 개인과 개성을 중요시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는 개인이 사회속에 빠져 있으며 개인의 생며은 사회라는 거대한 기계에 조립된 하나의 부품이 되어버렸다. 더욱이 새로 교체할 부품은 언제든지 있다.
p63. 요즘은 사랑도 편의점에서 파고 있을지 모른다.
... 재능이 있는 사람이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을 해야 겨우 일류가 될 수 있을까 말까 한게 현실이다.
p67. 노력하면 뭐든 이루어진다고 자식을 위하는 척하면서 부모의 체면을 차리는 말을 하지 말고, 어린 시절부터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 재능이 없는 아이에게는 그런 재능이 없다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안된다고 부모가 가르쳐주어야 한다.
p79. 인간의 지혜와 상상력은 장애물이 있을 때 더욱 풍부하게 발휘된다. 지혜와 상상력으로 벽을 넘은 곳에 자유의 기쁨이 있다. 무엇이든 자유롭게 허락된 세계에서는 지혜도 상상력도 발휘할 필요가 없다.
p99. 남의 성공을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p127. 애초에 우정에서 뭔가를 얻으려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이다. 손익으로 따지자면 우정은 손해만 볼 뿐인 것.
p136. 깨끗한 것은 조금 더럽혀져도 괜찮다. 하지만 더러운 것은 더 더럽혀서는 안 된다.
p140. 배려를 받는 쪽도 예법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배려를 하는 쪽과 배려를 받는 쪽. 그 조화가 잘 맞물려야 비로소 예법이 성립한다.
p141. 타인에 대한 배려 중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p157. 사랑과 우정 역시 돈으로 살 수 있다고 하는 사람에게 그런건 사랑도 우정도 아니라고 가르쳐줘봐야 의미가 없다. 그 사람에게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사랑과 우정밖에 보이지 않는다. 돈으로 산 사랑과 우정으로 만족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세계에 틀어박혀서 그 밖에 있는 세계를 부정한다.
p165. 도구 덕분에 뭔가가 편리해지면 편리해진 만큼 인간의 어떤 능력이 퇴화한다. 요컨대 이것은 문명 자체가 안고 있는 병리다.
p166. 니시오카 씨는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른 명인으로, 그의 일화가 몇가지 전해온다. 그가 복원한 약사사 서탑의 처마는 동탑보다 약간 높았다. 어째서 높이가 다른지 물었더니 그는 "나무가 수축해서 몇십년 뒤에는 높이가 가지런해지지요"라고 대답했다. 수령이 천 년 된 나무를 사용한다면, 천 년은 버틸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p191.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영화를 만든다.